『몽상을 하는, 어른스러운, 낙천적인 면이 있는』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졸려.’라는 것을 증명하듯 언제나 나른해 보인다. 혼자 꿈이나 망상에 빠져있는 것 같고 대화를 하다 보면 ‘지금 얘가 내 말을 듣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정말 혼자 잠들어 있는 것처럼 잘 서서 있다가 잠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딘가 힘이 없어보이지만 원체 전체적으로 멍한 성격이기 때문에 아파보이지는 않는다. 

 어른스러운 면 또한 존재하는데, 다정하고 사람을 보듬어 주는 강한 사람으로서의 어른스러움은 아니다. 고통을 고통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 힘든 일이 있거나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징징거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려고 하는 면이 남들보다 성숙하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성격 자체가 남을 포용하려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기에 주변 사람들이 “운이는 성숙하지?”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얀색보다는 회색, 긍정보다는 부정, 운보다는 비운인 운은 생각보다 낙천적인 면이 있다. 소년만화 주인공에게 흔히 나타나는 ‘우린 할 수 있어! 어떻게든 될 거야.’가 아닌 ‘어떻게든 굴러가겠지..’라는 생각. 즉, 적극적인 긍정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런 면이 소심한 성격의 운에겐 큰 도움이 되었다. 13살에게 뭐가 그리 힘든 일이 있겠느냐만은, 어쨌든 지금까지 찾아온 인생의 작고 큰 굴곡에서 소극적인 낙천적 성격은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었다. 다만 이 성향으로 가끔 생각이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